홍당무는 당근의 별명
link  미세스약초   2021-04-19
홍당무의 홍은 쉽게 짐작하다시피 붉다는 뜻이다.
그런데 당은 ' 혹시 단맛 때문에? ' 라는 우리의 짐작과는 다르게 당나라 당이라는 한자를 쓴다.
무는 우리의 고유어다.

중국에서는 무를 '나복'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홍당무는 '붉은 당나라 무' 라는 뜻이 된다.
당근이란 말은 한자의 음만 딴 것이지만 역시 당나라 당이고 , 여기에 뿌리 근자를 붙였다.
어떤이는 홍당무는 우리말이고 당근은 중국에서 쓰는 한자어라고 잘못 알고 있기도 한데, 중국에서는 당근을 '호나복'
(즉 오랑캐 땅에서 들어온 무) 이라고 부른다.

정작 당나라는 당근의 유래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유라시아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야생당근을 재배한 원조 당근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시작되었고,
중국에 들어온 것은 13세기 원나라 시대였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기나라의 5천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당나라 이전은 중국의 일부분을 통일한 정도고, 한족이 제대로 지배한 것은
당과 명나라라고 할 수 있다.
송나라만 해도 이민족의 침입을 받아 반쪽짜리 역사이고 원(1271-1368)과 청(1636-1912) 때는 아예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를 보고 있노라면 이민족의 지배, 분쟁에 골머리를 앓아온 중국 한족들의 고민이 21세기에도
계속되는 데서 오는 '과도한 몸조심' 처럼도 보인다.
아무튼 그래도 중국의 정통 통일왕조 대표선수 하나만 선발하라면 당연히 당나라가 된다.
당나라=중국의 등식이 성립 할 수 있는 것이다.

홍당무에 당나라 당자를 쓰는 이유는 이것으로 설명 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도 중국은 당나라였던 셈이다.
그러니까 홍당무는 '중국에서 들여온 붉은 무' 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대략 조선시대 초기에 중국으로부터 당근이 유래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조선시대 농서로는 등에 처음 보인다.

*다채로운 당근색깔

재미있는 것은 야생종 당근을 보고는 누구도 '홍' 당무라고 부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로마시대부터 당근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잎과 줄기를 주로 이용했던 것으로 보이고, 뿌리도 지금과 같이 크지 않고
붉은 빛을 띠지도 않았다.
황백색이라고 하는 , 그러니까 감나무의 감꽃과 비슷한 색깔이다. 엷은 노란색이다.

그런데 뿌리 식용을 위해 본격적인 재배를 하고 품종을 개량하면서 여러가지 색깔의 당근이 나오게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서쪽으로 당근재배가 널리 퍼지면서 중세에는 흰색, 빨강색, 노랑색, 녹색, 자주색, 그리고
심지어 검은색 당근까지 다채로운 색깔을 자랑했다.
그러다가 16세기경 네덜란드에서 주황색 당근을 만들어 당근의 대표적인 색깔로 정착시켰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의 오렌지색 유니폼을 보면 네덜란드인들이 원래 이 색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당근을 또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때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잠들기 전, 창문 밖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 놓는다.
이곳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흰말을 타고 온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선물이란 흰말의 먹이와 물인데, 아이들은 깨끗한 나막신 안에 마른 풀과 당근을 넣고 물도 한 그릇 옆에 놓는다.
16세기 부터 시작된 이 풍습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흰말 대신 루돌프가 등장하고, 그래서 흰말의 먹이도 사라져 버렸다.
다만 나막신은 양말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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